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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kdong 1003
House l Paju l Korea
August, 2022

 

집과 일터

지난 3년여의 팬데믹을 지나오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재택근무가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음이 각 분야에서 입증되었습니다. 물리적 장소에 한데 모이지 않아도 서로의 필요와 소통에 어려움이 없음을 경험하고 나니 집이라는 공간이 다르게 해석되기 시작했습니다.

안정되고 편안한 휴식의 공간이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일터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요구된 것입니다.

 

목동1003 프로젝트 역시 이 지점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디자이너 남편과 동화작가인 아내, 그리고 7살 딸아이를 위한 공간으로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80평 대지에 작업공간과 주거공간의 합리적인 계획

둘째, 딸아이의 놀이활동을 위한 안전하고 넓은 마당

셋째, 작업공간에서 아이의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구조

건축주의 니즈는 비교적 명확했고, 세식구를 위한 일터와 보금자리 계획이 시작되었습니다.

 

도시주거에 대한 태도

대지는 파주 운정 신도시내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하는 1종지구단위계획구역의 단독주택필지입니다. 서쪽으로 18층 아파트 단지와 2차선 도로가 위치하고, 남쪽과 북쪽으로 인접대지의 주택이 있으며 동쪽으로 단지내 도로를 면하고 있습니다.

두 면이 도로로, 두 면이 집으로 둘러싸인 섬같은 대지인 셈입니다.

 

도시에서의 주택설계는 이미 존재하는 주변의 소음과 시선등 외부적 요인들로부터 어떻게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것인가. 집의 영역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품으면서도 적절히 외부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풀어낸 방향

지구단위계획 법적 이격선과 주차영역을 내어주고 나니 1층의 면적이 예상보다 부족했기에 집의 매스와 담장을 이용하여 주어진 공간을 최대로 확보하였습니다. 대지의 중심에 마당을 배치하고 남, 북쪽으로 자리한 두 개의 매스는 양쪽 이웃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확보함과 동시에 부담스럽지 않은 스케일의 마을 풍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늘로 열린 마당과 연결된 1층의 반외부 공간은 기능적으로 분리된 작업영역과 주거영역을 이어주는 회랑입니다. 서쪽 도로의 소음, 아파트 단지의 시선을 걸러주는 역할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천장을 가진 외부공간입니다. 이 그늘에서의 휴식과 우중 느끼는 빗소리는 마치 한옥 처마 밑의 그것과 비슷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동쪽 1층 담장은 단지내 도로로부터 마당을 보호하고, 회랑-마당-담장-하늘로 이어지는 단면의 레이어로 공간의 깊이감을 부여하는 중요한 건축요소로 작동합니다.

남쪽에 위치한 작업공간은 하루내 균일한 북향 빛이 스미고, 북쪽의 주거공간은 동남향의 밝고 따스한 빛을 머금게 됩니다.

마당으로 집중되어 열리는 두 영역은 6M의 거리(마당)를 두고 시각적, 공간적으로 상호 소통하며 따로 또 같이 주어진 역할을 수행합니다. 자연스럽게 건축주의 니즈였던 집안 곳곳 아이의 상황을 인지하기에 적합한 구성이 되었습니다.

집과 일터가 불가근불가원의 관계 속에 균형 잡혀 제시된 하나의 주거유형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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